2020 -> 2021

2021-02-12

변명 없음, 존버

2020년은 병역과 헉업으로 부터 자유를 얻은 시기다. 2019년 9월에 병역의 의무가 끝났고,졸업을 하기위해 3개월정도 하프타임 근무를 하면서 학교 졸업했다. 삶의 방향성을 세우는 데 있어서 병역과 학업이라는 것은 나에게 안정적인 공간이자 목표이며 굴레었다. 이로부터 자유로워지니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변명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무언가 해보고 싶었고 자연스레 이직을 시도했다. 큰 회사와 작은 회사를 두고 고민했다. 자기확신의 부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큰 회사에 가기엔 답답했고, 작은 회사를 가기에는 두려웠다. 묘하게 1-2년 해보고 안풀리면 직장을 바꾸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남아서 해볼 수 있는 일들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선택과 그 선택을 올바르게 하려는 의지라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여실히 했다.

일에서 2020년에 가장 큰 변화는 팀리더가 되었다는 것이다. 7-9명의 팀원이 생겼다. 사실 백엔드 개발자가 15+명이 넘어가면서 팀을 2개로 쪼개고 하나의 팀을 내가 맡게 된 것이다. 근데 사실상 15+ 명의 팀을 2명의 팀장이 이끄는 형태가되어 비단 7-8명이 아니라 15+ 명의 팀을 이끄는 꼴이었다. 무언가 보여주기위해 급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 감투가 주어졌을 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오히려 팀에 무리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고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내가 갑자기 감투를 썼다고 해서 이것저것 내 입맛데로 변화를 이끌기 싫었다. 기존의 관성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조금씩 알게모르게 변화를 이끌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이끌 수 있을까? 대한 고민이 이어지는 시기었다.

재테크, 해외 주식 투자

16년부터 ~500만원정도의 투자를 해왔지만, 2020년 투자금액을 3천만원 수준까지 올렸다. 모두가 행복한 시장에서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내가 투자한 회사들에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모호했다. 그냥 운이 좋아서 한두번 벌 수는 있어도, 인생 전체를 길게 놓게 봤을 때 지속가능한 투자방법과 태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현타 왔고 가지고 있던 주식을 다 팔았다. 16년도부터 작게나마 투자하면서 주가는 생각보다 오르내리고, 그 속에서 차분하게 버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2021년 기준 실현손익 884,136 원

  • 2020년 9월까지 -1,618,650 실현손익을 얻었다.

    • 19년도에는 과거 카카오톡을 13만원에 매입하여, 13만원 BEP 를 넘겼을 때 바로 팔아버렸다. 회사의 믿음보다는 가격에 움직인 결정이었다.
    • 19년도의 주로 바텍이라는 회사에 투자했는데, 계속해서 떨어져가는 주식을 추가매입하다가 200만원 수준의 손절을 경험했다.
  • 2020년 9월 이후에는 미국장으로 갈아타면서 2,502,786 원의 실현손익을 얻었다
  • 따라서 2021년 2월 10일 기준 현시점에서는 2,502,786 -1,618,650 = 884,136 이다

평가손익 2021년 2월 기준 1,488,983 원

  • 매입금액 24,843,811, 평가금액 26,332,794 으로 약 6%의 수익률로 1,488,983 을 얻고 있다. 아마존/애플/엔비디아 요렇게 3개의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우량주와 ETF 로 80%을 투자하고, 20%는 한국에서 기업을 분석해보고 구매하고 싶다. 미약하지만 "M1 맥북은 쩌니까 애플은 더 잘할거야. 맥북 더 팔릴꺼야" 따위의 희망 혹은 근거로 더욱 존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반대로는 좋은 기업을 숫자와 의지로 투자해보고 싶기 때문에 20%의 한국기업을 발굴하고 싶다.

2020년에는 한달마다 소비를 점검하고 기록하는 행위를 한 해이다. 1달에 한번 수입과 지출, 저축률, 순자산 증가액을 엑셀로 정리하고 돌아보기 시작한 해이다. 약간의 예측도 해보면서, 1-2년 뒤의 나의 자산이 어떻게 변할지도 숫자로 나타내보았다.

소음, 주거, 대출, 이사

2020년은 주거문제에 처음으로 스트레스 받았다. 이전에는 반지하를 살아도, 작은방에 살더라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윗집이자 주인집에 아이가 한명 들어오면서 모든게 변했다. 아이는 시끄러웠고, 잠시만 살고 나간다던 주인의 약속은 빈번히 어겨졌다. 대출금액과 아주머니는 친절했지만, 소음문제만큼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4월즈음 한번 이사를 가려고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낙성대~신림 구간의 전세들은 2-3년사이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랐다. 정부의 주거안정 정책으로 1억원 1%금리 대출이 전세가격을 띄운 것이다. 7천만원에 나름 만족하던 집에서 살다가, 2배 이상으로 1억5천만원으로 전세를 알아보았는데 평수가 거의 똑같았다. 오히려 더 작은 방들을 보며 이사를 포기했다.

그래서 어찌어찌 소음을 참아내다가, 충동적으로 12월말 다시 이사를 결심했다. 큰집(8평정도)에 대한 로망과 2년전과 다른 나의 통장잔고로 인해 매우 용감해져있었다. 2젼전에는 목돈 천만원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어떤 대출을 받더라도 20~30%의 본인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천만원은 대출 규모를 크게 결정하는 금액이다. 2020년의 나는 3-4천만원의 목돈은 마련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2억정도까지의 집을 볼 수 있었다. 스트레스와 로망이 묘하게 섞이고, 신대방까지 가니 꽤나 나의 로망을 채워줄 1.5룸을 볼 수 있었다. 4월에 한번 집을 구하려다가 포기했던적이 있는데, 그 때 좋은 매물을 놓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조급함까지 더해졌다. 로망과, 용기 그리고 조급함이 더해져 나는 방을보자마자 하루만에 가계약서를 썼다. 3-4천만원의 내 돈과 은행빛을 더해 2억에 가까운 전세 계약을 한 것이다.

계약을 하고 오니 잘한 결정인지 계속해서 의문이 있던 와중에 갑자기 은행에서 대출이 안된다는 것이다. 요지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0%인 집이라는 것이다. 공시지가 10억정도에, 5억근저당 4억 선순위가 잡혀있으므로 부채비율이 90%인 집이라는 것이다. 건물시세라는게 사실상 공시지가보다는 훨씬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따라서 이 집정도면 사실상 타 물건에 비해 리스크가 적은편임에도, 은행이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은행지점마다 기조가 조금씩 다른 상황인데, 결국 부동산에서 연결해준 방식으로 다른 은행지점을 찾아 대출을 받았다. 사람이라는 게 로또를 사도 기대를 하기 마련인데, 갑자기 "이 집이 위험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 불안해졌다. 많은 계약적인 안전 장치들이 ( 전세대출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 파기) 계약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집주인이 파산하면 전세금은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 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계약, 대출 등 세상을 배웠다. 계약이라는 것을 하기전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여러번 알아봐야하고, 당장 계약서를 들이미는 상황에서도 실례를 하더라도 멈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기세와 에너지, 꾸준함, 건강

기세와 에너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해였다. 회사에서도 침체되어 가는 분위기 속에서, 존버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너지 레벨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주거의 소음문제와, 직장, 미래에대한 걱정 속에서도 결국 꾸준하게 나아간다는 효용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냥 잘하자고 마음먹기보다는 선택들이 중요했다. 예를들어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에 대한 것이다. 만남은 에너지를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다. 조금 따분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만남을 거절하고 쉬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계산적일 필요는 없겠지만 시간을 소중하게 여길줄은 알아야 한다.

에너지 리듬감을 잃어버리면,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달프다. 그래서 리듬감을 잃지 않는 것을 중요시 했다. 크게는 클라이밍이라는 취미가 있기에 가끔은 암장에 가서 생각없이 벽을 타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별거는 아니지만 매일같이 하루에 대해 글을 쓰거나, 16시간 정도는 공복을 유지하는 등의 소소한 효능감을 얻으려 했다. 공복을 유지하며 한결 몸이 가벼워 활력을 느꼈다.

처음으로 2020년에는 몸이 아팠다. 위가 아파서 큰 병원에 가서 내시경까지 받았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끊임없는 답없는 고민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이 육체적으로도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학습, 독서, 사이드 프로젝트

2016년부터 책을 꽤나 많이 읽어왔다. 최소 한달에 2-3권 읽었다. 놀랍게도 2020년에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중간중간 다시 책을 더 많이 읽어보려고 시도했었는데 신기한 감정이 들었다. 생산적인 것을 주도하는 느낌을 스스로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책만큼 쉽게 외부 자극이나 간접경험을 느끼는 매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2021년에는 다시한번 열심히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자극을 받고 싶다. 읽는 힘을 다시한번 더 기르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어김없이 이번년도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레퍼런스 체크 서비스, 로또명당, 커피챗 연결, 그리고 필터 카메라 앱까지. 코딩을 하지 않은 것도있고, 꽤나 액티브하게? 했다. 물론 성과가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출시와 실행을 했다는 점에서 칭찬해주고싶다. 그리고 마지막 필터앱은 처음부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유의미한 유저의 반응을 맛보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이번년도에는 독서 외에 무엇이든 의식적인 학습을 하나 해보고싶다.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알고리즘 학습이 될 수도 있겠고 아예 커리어와 상관없는 일이어도 좋겠다. 19년도에는 그것이 클라이밍이었고, 20년도에는 운전이었다. 21년에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많은 세상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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