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굶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2020-05-05

싯다르타는 인도의 카스트제도의 최고 계급 브라만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친구 고빈다와 출가한다. 싯다르타와 고빈다는 당시 최고 부처 고타마를 찾아간다. 그러나 싯다르타는 타인의 말이나 교리에 의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빈다를 두고 홀로 떠났고, 기생 카밀라를 사랑하여 속세에서 상인들과 생활한다. 긴 시간이 지나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떠난다. 이후 강에서 만난 뱃사공 바스데바와 남은 여생을 보낸다.

싯다르타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싯다르타는 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가족의 만류와 행복한 생활을 박차고 나왔다. 당시 최고 권위의 세존 고타마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깨달음을 추구하기 위해 떠났다. 카밀라와의 사랑으로 시작된 세상살이 속에서도 깨달음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떠난다. 그는 계속해서 주변 환경에 맹목적으로 젖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했다. 그는 스스로 깨닫고자 했다. 그 과정이 마치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공동체 안에서 살 때는 낯선 관념들 속에서 사는 것이 쉽다. 혼자 살 때는 자기 자신의 관념 속에서 사는 것이 쉽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서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자만이 주목할만하다. - 랠프 왈도 에머슨

싯다르타는 독립적인 사람이었다. 아버지, 친구 고빈다, 주변 사문들의 공동체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힙스터같이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다름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다. 그는 기꺼이 방황하며 충분히 흔들리며 단단해진다. 그는 반복적으로 깨달음은 스스로 구하는 것이며, 누구의 말이나 교리에 의해 전달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 방황에서도 그를 계속해서 독창적으로 만드는 알맹이가 무엇인지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그의 말이 있다. 가진 게 없는 싯다르타는 상인과 협상에서 자신의 쓸모를 이야기한다.

“생각 할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굶을 수 있다. I can think. I can wait. I can fast.”

많은 사람들이 위 문장을 극찬한다. 생각 할수록 울림 있는 구절이다. 생각 할 수 있음은 당연히 필요한 덕목이니 부연하지 않겠다.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을 이야기한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고, 더 큰 관점으로 소탐대실하지 않을 수 있다. 굶을 수 있다는 것은 고통을 감내할 의지와 초연함이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싯다르타의 면모가 그를 독창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에서 나오는 통찰들은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현상을 깨닫는 것은 이론이 아님을, 깨달음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10년을 돌이켜보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이 성장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의문이 든다. 똑똑해진 만큼 기다릴 수 있는 안목과 태도가 있는지. 굶을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나의 독창성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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